01 / LESSON
왜 어떤 날은 버티고, 어떤 날은 와르르 무너질까?
제가 예전에 여성 전용 피트니스 트레이너로 일하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그때 아주 흥미롭고 결정적인 패턴 하나를 발견했어요.
운동이랑 식단 계획을 3주째 모범적으로 너무 잘 지켜오시던 회원님이, 어느 날 갑자기 미친 듯이 폭식을 하고 잠수를 타며 센터에 나오지 않는 일이 반복되는 거예요.
이유를 여쭤보면 다들 눈물을 글썽이면서 자책하시더라고요.
"선생님, 제가 의지가 너무 박약한가 봐요... 달콤한 케이크 유혹 하나를 못 이겨서 한 번 무너지니까,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그냥 다 포기하고 싶어졌어요."
하지만 제가 그분들의 생활 기록표를 정밀하게 역추적해 봤을 때, 드러난 진실은 묘한 충격적이었습니다.
폭식을 하고 잠수를 탄 날에는요, 어김없이 똑같은 '선행 조건'이 깔려 있었어요.
전날 야근하느라 수면 시간이 4시간 미만이었거나, 바쁘다는 핑계로 점심을 걸러서 7시간 동안 극심한 공복 상태였거나, 생리 직전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혈당 조절 능력이 완전히 바닥나 있던 상태였던 거죠.
즉, 그분들이 무너진 건 결코 '케이크를 먹고 싶다는 탐욕' 때문이 아니었어요.
생존 위기에 몰린 뇌가 극심한 에너지 고갈을 견디지 못하고 "당장 당분 섭취해!"라며 강제 명령을 내린 거였습니다.
우리의 일상과 업무 루틴도 100% 똑같습니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90% 빵빵하게 차 있을 때는 고사양 3D 게임을 돌려도 멀쩡하잖아요?
하지만 배터리가 3%밖에 남지 않았을 때는, 단순한 문자 메시지 알림 하나만 띡 와도 화면이 팍 꺼지면서 강제 셧다운되어 버립니다.
내가 오늘 사소한 피드백 하나에 침대로 픽 쓰러진 이유는요, 내 배터리가 이미 3% 방전 상태였기 때문이에요.
인간의 정신력이라는 건 허공에 둥둥 떠 있는 무슨 영적인 에너지가 아니라, 철저하게 신체적 배터리 위에 얹혀 있는 물질적 결과물입니다.
그러니 멘탈을 지키고 싶다면 제발 의지력 좀 쥐어짜지 마세요. 내 배터리를 야금야금 갉아먹는 '방전의 주범'이 무엇인지부터 반드시 찾아내야 합니다.